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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여름과 어울리는 음악 보사노바

뜨거운 태양의 여름과 잘 어울리는 보사노바 음악은 한국의 대중음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김현철의 ‘춘천 가는 기차’ 박학기의 ‘향기로운 추억’, 양희은의 ‘나 홀로’, 오석준의 '우리들이 함께 있는 밤' , 조덕배의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 장필순의‘어느새’, 이소라의‘청혼’등 많은 노래들이 보사노바의 리듬과 분위기로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1998년에 나온 이미숙 주연의 영화 「정사」는 ‘카니발의 아침’ 등의 곡을 주제가로 사용해, 정통 보사노바 음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포르투갈어로 ‘새로운 경향, 새로운 물결’을 뜻하는 보사노바(bossa nova)는 1950년대 말에 시작된 브라질 음악의 새로운 경향을 뜻한다. West Coast Jazz 스타일의 영향을 받아 브라질 전통 음악인‘삼바’의 부드러운 리듬과 따뜻한 멜로디를 접목시킨 음악이다. 브라질의 거장 작곡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 그리고 기타리스트 주앙 질베르토(Joao Gilberto)와 루이스 본파(Luiz Bonfa) 등이 이 새로운 경향의 선두 주자였다. 

보사노바의 탄생

The Girl From Ipanema, Corcovado, How Insentive, Wave, One Note Samba.....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런 제목이 낯설지 않은 제목들인데, 이런 주옥같은 보사노바 명곡의 대부분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에 의해 만들어진 곡들이다.  성격이 제멋대로였던 주앙 질베르토는 리우데 자네이루의 밴드에서 활동하다 해고를 당하게 된다. 그가 해고를 당하게 된 이유는 거듭되는 무단결근, 지각 등 햇병아리 신인에 불과한 그의 제멋대로인 태도였다. 그는 마음이 내키지 않을 때면 밴드의 연습은 물론, 공연에 조차 참가하지 않기가 일쑤였던 것이다. 그의 원래 이름은 조앙 질베르토 프라도 페레리아 지 올리베이라 (Joa~o Gilberto Prado Pereria de Oliveira)이다. 또 한 사람의 거장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은 1927년 1월 27일 브라질의 수도 리우데 자네이루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대부분은 앞에서 들으신 노래에 나온 이파네마라는 작은 시골마을에서 자랐다. 10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워 작곡가의 기질을 보였지만 대학에서는 건축학을 전공하게 된다. 한동안 음악을 잊고 살다가 20대 초반 자기의 삶에 음악이 절대적인 요소라는 것을 인식하고 나이트클럽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음악가로서의 첫 발을 내딛게 된다. 보사노바가 본격적으로 음악계에 등장하게 된 계기는 1959년에 나온 마르셀 카뮈 감독의 영화 [흑인 오르페] 였다. 조빔이 맡은 이 영화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앨범에는 당대 브라질 최고의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해 수준 높은 곡들을 담아냈고, 특히 루이스 본파가 작곡한 ‘카니발의 아침(Manha de Carnaval)’은 단숨에 인기곡이 되었다. 삼바 풍의 가요곡인 삼바 칸성과 볼레로(Bolero)등의 라틴풍 가요곡들이 중심이었던 1950년대의 브라질 음악계에도, 라디오의 보급으로 미국의 음악이 세력권을 확장하게 되면서 모던 재즈 등에 매력을 느끼는 젊은 층의 표현과 감상이 모두 차츰차츰 늘어가게 된다. 젊은이들을 위한 새로운 음악을 갈망하던 그들이 조앙과 조빔의 전통적인 삼바에 모던 재즈를 접목시킨 새로운 음악과 비니시우스의 새로운 시에 열광하게 된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었다. 다만, 1961년 뉴욕의 카네기 홀에서 열린 역사적인 보사노바 콘서트와 한국의 재즈팬들에게 오랫동안 보사노바를 재즈의 일부로 착각하게 만들었던 국내에서의 유일한 히트앨범 GETZ/GILBERTO를 기점으로, 그리고 군사 독재라는 브라질 내부의 상황과 맞물려 그들의 활동이 해외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게 되면서 브라질에서의 보사노바의 열풍은 오히려 간단히 끝을 맺게 된다.

재즈와의 연관성

보사노바는 모던 재즈의 영향을 받았지만, 거꾸로 미국의 재즈 음악에 큰 영향을 줬다. 1961년 색소폰 연주자 스탄 게츠(Stan Getz)는 기타리스트 찰리 버드(Charlie Byrd)와 함께 [Jazz Samba] 라는 음반으로 보사노바 음악을 미국에 소개했다. 조빔은 이 음반에 실린 ‘Desfinado'의 작곡가로 미국의 재즈 뮤지션들 사이에 유명해졌다. Sting과 George Michael이 듀엣으로 이곡을 리메이크해서 부르기도 하였다. 1962년 조빔은 후앙 질베르토, 세르지오 멘데스(Dergio Mendes) 등과 미국으로 건너가 카네기 홀에서 열린 보사노바 콘서트에 출연했다. 조빔과 질베르토 부부는 이후에도 함께, 혹은 단독으로 활동하면서 보사노바 붐을 이끌어 갔다. 60년대를 풍미했던 보사노바 열풍은 한 동안 수그러지는 듯하였으나, 1977년 Michael Franks가 조빔에게 경의를 표하는 헌정곡 "Antonio's Song (The Rainbow)"를 발표하고, 80년대 나이지리아 출신의 가수 Chade (샤데이)가 종래의 보사노바에다 끈적한 블루스를 가미한 독특한 목소리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Smooth Operator'라는 곡이 빅 히트를 기록했다. 조빔은 1994년, 7년 만에 녹음을 마친 앨범 「안토니오 브라질레이로」를 내놓고 오랜 침묵 끝에 활발한 활동에 나섰다. 브라질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하는 보사노바 가수 Lisa Ono의 앨범에 특별 출연하고, 스탄 게츠 추모 콘서트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 해 12월, 조빔은 갑작스러운 심장발작으로 세상을 떠났고, 그래미상을 탄 ‘안토니오 브라질레이로’는 조빔의 유작이 되고 말았다. 브라질은 이파네마의 한 거리에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이라는 이름을 붙여 그를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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