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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츠머 음악 연주자들

디아스포라

B.C. 2000년경 메소포타미아에서 팔레스타인 바깥쪽으로 퍼져나가 정착한 히브리어를 말하는 사람들과 그 자손을 유태인이라고 부른다. BC 8세기 후반부터 이스라엘 민족이 팔레스타인 바깥쪽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팔레스타인에 위치한 북이스라엘 왕국이 앗시리아의 침입으로 멸망하면서 많은 유대인이 고향을 떠나게 되었다. 후에 바빌론의 침략으로 남유다왕국이 멸망하자, 비슷한 이주현상이 일어났다. 이러한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많은 무리가 다른 지역, 특히 이집트로 이주하였다. 그때 알렉산드리아의 후세들은 이민을 장려하는 정책을 취했던 탓으로, 유대인의 이산을 촉구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그렇게 생겨난 말이 디아스포라(Diaspora), 즉 흩어진 유태인이다. 히브리어로 분산, 흩어짐을 뜻하는 이 말은 오늘날 유태인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말이 되었다. 유대인의 인구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으나, 약 1,300만~1,400만으로 그 반수는 아메리카 대륙에 있다. 유태인들의 음악 속에는 디아스포라라는 이산의 아픔이 담겨 있다. 유럽에 뿌리를 내렸지만 갖은 박해를 견뎌야 했던 유태인들의 삶은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유태인 클레츠머 음악

클레츠머크레츠머 음악은 동유럽 유태인의 문화를 대변한다. 원래 유태어로 악기라는 의미를 지닌 크레츠머 음악은 축제와 가무를 위한 기악곡인데, 폴란드나 러시아 등지를 떠돌던 음악인들에 의해 연주되었다. 20세기 초반부터는 유럽에서의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유태인들에 의해 미국에서도 널리 퍼졌고 1970년대에 다시 유행하기도 했다. 

 

이디시 어

동유럽의 유태인들은 그들만의 특유한 언어를 발전시켰는데, 이디시 (Yiddish) 언어라 불리는 이 언어는 독일이나 러시아어에 유태어가 섞여 만들어진 동구권 유태인 특유의 언어이다. 이 언어는 마치 인도양이나 태평양 지역의 제도들에서 사용되는 백인들의 언어와 원주민의 언어가 섞인 소위 크레올 언어와 같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크레올 언어가 크레올 문화를 형성하는 기초가 된 것처럼, 이디시 언어도 이디시 문화를 형성하는 바탕이 되었다. 하지만, 크레올 언어가 현재도 여전히 통용되고 있는 반면, 이디시 언어는 동유럽 유태인의 집단거주지인 소위 게토가 대부분 사라진 오늘날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언어가 되었다. 따라서 이디시 어로 불려지는 노래들은 예전에 불려진 노래들을 사람들이 추억 속에서 되살려 내어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디시 음악은 게토에서 살던 유태인들의 삶 속에 용해되어 있는 희망과 좌절의 역사를 담고 있는, 한 시대의 역사를 증언하는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의 노래는 슬픔이 지나쳐 체념으로 변해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체념 어린 슬픔과 미래의 삶에 대한 좌절 속에서도, 게토의 유태인들은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비록 그들이 나치의 수용소에서 비참히 처형되어 죽어갈 때조차 그들은 결코 미래와 삶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음을 이 노래들은 증언하고 있다. 이 노래들은 고난과 비극 속에서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자연스럽게 탄생된 멜로디들이다. 

 

이디시 어로 부르는 유태인의 노래는, 유태인들의 정신과 혼을 담고 있는 문화적 모태였다. 오늘날에 이디시 어로 된 유태인의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은 그들의 부모세대 때 에 이루어진 과거의 체험을 구전받아 노래하고 있다. 이 신세대의 가수들은 그들이 게토의 좌절된 생활을 직접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부모들이 사용하던 이디시 어와 그 노래들을 배우면서, 동유럽 유태인들의 영혼 속에 묻혀있는 감정의 침전물들을 발견하고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 젊은 세대의 유태인 가수들은 이와 같이 사라져 가는 언어와 문화에 대한 향수와 가치를 느끼면 느낄수록 자신들의 뿌리(identity)를 새롭게 발견하는 것이다. 이디시 어로 부르는, 이 지나간 시대의 노래들은, 따라서 이들 새로운 음악가들에게는 또 하나의 새로운 문화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동유럽 유태인 부모들의 정치적 망명지인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그들의 후세들은, 이 이디시 어의 노래들을 남미 인디오의 음악적 전통에 연결시키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이디시 음악을 창출해 내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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